땅 속에서 들판으로 나온 Mole은 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처음 보고 따서 갖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봐도 달을 따기가 쉽지 않네요.  

처음 달을 본 두더지

둥그런 보름달 아래 펼쳐진 들판에 흙무더기가 하나 둘 늘어나더니 두더지가 얼굴을 쏙 내밀고 등장합니다. 두더지는 생전 처음 달을 보았습니다. 밤 하늘에 둥글게 떠 있는 달이 너무 예뻐서 따서 가지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달을 딸 수 있을까요? 우선 두더지는 손에 닿을 듯 한 달을 향해 폴짝폴짝 뛰어봅니다. 하지만 토끼의 잠을 깨울 뿐 달을 따지는 못합니다. 토끼는 두더지에게 달은 아주 멀리 있다고 알려주지만 두더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두더지는 계속해서 나무 막대기를 휘두르고 도토리를 던지고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서 달을 따려고 하지만 매번 실패합니다.

결국 나무 위에서 물 웅덩이로 떨어지고 때마침 달이 구름에 가려지며 물에 비춰진 달을 보고 있던 두더지는 달이 자기 때문에 떨어져 깨졌다고 생각합니다. 

푸른 밤, 은은한 달빛 아래서 펼쳐지는 이야기

다양한 화면 구성, 의성어를 삽입하여 보는 즐거움과 읽는 즐거움을 더함

푸른빛 밤 하늘, 노란 달빛 아래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두더지가 벌이는 소동에 동요하지 않고 내내 부드럽고 은은합니다. 하늘 위에 떠 있는 달과 들판 사이의 거리를 잘 보여주는 세로로 긴 모양의 책은 장면마다 가로 세로로 분할하여 연속적인 행동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달을 따기 위한 두더지의 다양한 행동에 의성어가 더해져 생동감 넘칩니다. 

두더지는 달을 따는 것에는 실패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달을 보며 기쁨을 나누는 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마지막 장면처럼 혼자 아름다운 보름달을 올려다보는 것도 좋습니다. 

글작가 : Jonathan Emmett

Jonathan Emmett는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했고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고 작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지어내는 기쁨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가로 일하면서 틈틈이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던 그는 전업 작가로 일을 시작하면서 50권이 넘는 책을 작업했고 그의 책은 여러 나라로 번역되어 판매되고 있습니다. 《Bringing Down the Moon》 작품에서 그는 두더지가 달까지 탑을 쌓는 것으로 구성하려고 했지만 두더지가 나무에 올라가는 편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고 얘기한 세 살배기 아들의 말을 듣고 내용을 바꾸었을 정도로 아이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어릴 적 즐겨 읽었던 Maurice Sendak이나 Dr. Seuss의 작품에 영향을 많이 받은 그는 일러스트레이터, 팝업북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고 가구도 직접 디자인해서 만듭니다.

그림작가 : Vanessa Cabban

영국에서 태어난 Vanessa Cabban은 부모님을 따라 어린 시절부터 아프리카, 스페인, 미국 등 여러 나라를 거쳐 살면서 그림책을 사 모으는 취미가 있었고 항상 작가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TV를 거의 보지 않아 여느 아이들과 달랐던 그녀는 그림 그리는 일이 유일한 흥미거리였습니다. 그녀는 컴퓨터 작업보다 직접 손으로 연필과 수채물감을 이용해 그림을 그립니다. 일러스트 작업뿐만 아니라 회화, 인쇄, 조각품 작업까지 영역을 확장시켜 영국 갤러리에서 작품을 판매하기도 했던 그녀는 독특한 매력이 있고 따뜻함과 유머가 담긴 작품을 만들어 냈습니다. 안타깝게도 43살 비극적인 사고로 생을 달리한 그녀는 모든 이들이 《Bringing Down the Moon》의 두더지처럼 순수하고 용기 있게 도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