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마트에 간 아기 돼지는 엄마가 사고 싶은 물건을 사주지 않자,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합니다. 엄마는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가지고 갈 것인지 차분하게 물어봅니다. 엄마와 대화를 할수록 가지고 갈 물건은 늘어갑니다. 아기 돼지가 모든 물건을 가지고 집을 떠날 수 있을까요? 

집을 나가겠다는 아이의 마음을 돌리는 방법 

엄마와 케이크 재료를 사러 간 아기 돼지는 쇼핑 카트에 타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사달라고 투정을 부립니다. 엄마에게 혼나고는 집을 나가겠다고 선언합니다. 하지만 아기 돼지의 선언을 들은 엄마 돼지는 전혀 놀라지 않고 케이크를 만들면서 아기 돼지와 대화를 이어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 돼지와 아기 돼지의 대화만으로 이뤄진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합니다. 넉넉한 배경과 과감한 배치가 시선을 끌고, 깔끔하고 앙증맞은 수채화는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합니다. 작은 장난감부터 집채만한 고양이까지 다양한 크기의 사물들이 웃음을 유발하고 특히 아기 돼지의 작은 자전거에 컴퓨터와 어항을 비롯하여 애완 동물들까지 태운 장면은 가출이라는 무겁고 심각한 상황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위트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글자의 크기와 위치도 두 주인공의 대화 분위기에 맞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엄마의 말은 글씨체와 크기가 부드럽고 한결같은 반면, 아이의 말은 굵고 큰 글씨로 성난 마음을 대변합니다. 그러나 애완견의 이름을 말하는 장면부터 아이의 목소리가 변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누그러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때를 놓치지 않은 엄마의 한 마디, “케이크 한 조각”은 그야말로 아이의 마음을 녹여버리는 결정타가 됩니다. 결국 아기 돼지는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있는 집을 떠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아이와 엄마의 갈등이 점점 사그라져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를 읽으며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행복한 공감대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글작가 : John Segal

John Segal은 대학에서 유럽사를 전공한 후,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1년간 수학했습니다. 그는 Donald Evans가 만든 엽서 우표에서 영감을 얻어 Metropolitan Museum of Modern Art의 카드 콜렉션을 위해 엽서 우표를 그렸으며, 《The New Yorker》, 《The Wall Street Journal》등 여러 작품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센트럴파크에서 노란 자전거를 자주 타는 그는 유독 작고 아름다운 사물에 애착을 갖고 수채화를 주로 그립니다. 작품으로는 《The Lonely Moose》, 《Carrot Soup》, 《Sleepyhead》 등이 있습니다. 그는 두 아이의 아빠이며, 미국 New York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림작가 : 글 작가와 동일